클래스는 영원하다, 클래식이니까

입력 2022-12-01 17:55   수정 2022-12-02 02:03

12월이 되면 세계 공연장 곳곳에서 울려 퍼지는 단골 레퍼토리가 있다.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이다. 베토벤이 독일 시인 프리드리히 실러의 시에서 영감을 받아 작곡한 생애 마지막 교향곡 ‘합창’은 고통에서 피어난 환희와 인류애를 그 어느 작품보다 완벽하게 표현한다. 희로애락이 뒤섞였던 한 해를 정리하고 희망찬 새해를 준비한다는 의미에서 이 곡을 능가하는 걸작은 아직 작곡되지 않았다는 게 클래식 음악계의 공통된 평가다. 하이라이트는 4악장에 등장하는 ‘환희의 송가’다. 힘찬 선율로 이뤄진 이 구간은 ‘인류의 형제애’라는 작품 전체의 주제가 응축돼 짜릿하고 묵직한 감동을 선사한다.


올해도 연말 클래식 공연장엔 베토벤의 합창이 곳곳에서 연주된다. 서울시립교향악단은 오는 14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15~16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서울시향 오스모 벤스케의 베토벤 교향곡 합창’ 무대를 올린다. 오스모 벤스케 서울시향 음악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소프라노 황수미, 메조소프라노 이아경, 테너 박승주, 베이스 박종민 등 국내 정상급 성악가들이 아름다운 목소리로 베토벤의 선율을 노래한다. 피에타리 잉키넨이 지휘하는 KBS교향악단도 23일 아트센터인천, 24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같은 작품을 연주한다. 소프라노 캐슬린 김, 메조소프라노 김선정, 테너 이범주, 베이스 심기환이 무대에 함께 오른다. 함신익이 지휘하는 오케스트라 심포니송은 13일 서울 예술의전당 무대에 오른다.

베토벤 작품만을 고수하는 것이 아니라면 대규모 합창으로 연말 분위기를 만끽할 공연을 찾아보는 것도 좋다. 국립합창단은 12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송년음악회를 연다. ‘겨울 가면 봄 오듯이’라는 표제를 단 이번 공연에서는 ‘그리움과 위로’ ‘감사와 사랑’ ‘기쁨과 행복’ ‘열정과 희망’ 4개 주제로 창작곡, 한국 가곡, 영화음악 등을 합창 버전으로 편곡해 선보인다.


서울시합창단도 6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송년음악회 ‘스페셜 데이’를 선보인다. 서울시소년소녀합창단을 비롯한 140여 명의 음악가가 클래식 음악, 영화음악, 캐럴 등을 들려준다. 공연의 첫 무대는 미사 기도문인 ‘키리에(불쌍히 여기소서)’를 토대로 마련된 이태원 참사 추모곡이 예정돼 있다. 지난 9월 북미 투어를 마친 그라시아스합창단도 16일 같은 장소에서 오페라, 뮤지컬, 콘서트 형식으로 성탄절을 담아낸 공연 ‘크리스마스 칸타타’를 올린다.

해외 무대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한국인 연주자들도 송년음악회 레퍼토리를 들고 국내 클래식 팬들을 찾는다. 피아니스트 손열음은 1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손열음의 커튼콜’ 무대에 올랐다. 이번 공연에서 손열음은 르쾨의 ‘피아노를 위한 세 개의 작품’과 스트라빈스키의 ‘불새’ 모음곡, 드보르자크의 ‘피아노 사중주 2번’ 등을 들려줬다. 서울시향 악장을 지낸 바이올리니스트 스베틀린 루세브와 김재영(바이올린), 이한나(비올라), 이정란(첼로)이 함께했다.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는 22일 서울 롯데콘서트홀, 23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연말 음악회를 연다. 하루 차이지만 두 공연의 성격은 완전히 다르다. 첫날 무대는 현대 3대 바리톤으로 불리는 토마스 햄슨과의 듀오 콘서트다. 슈베르트, 말러, 바흐, 드뷔시, 사라사테, 파야, 샤브리에 등 시대를 아우르는 클래식 걸작을 들려준다. 다음날 무대는 대중성이 짙다. 히사이시 조의 ‘인생의 회전목마’로 문을 연 뒤 윤학준 ‘마중’, 김효근 ‘첫사랑’, 이원주 ‘연’, 정환호 ‘꽃 피는 날’ 등 한국 가곡을 들려준다.

한국계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은 열정적인 탱고 선율로 채운 송년음악회 ‘선물’을 들고 온다. 인천문화예술회관(23일), 경기 성남아트센터(24일), 서울 예술의전당(29일) 등에서 차례로 공연한다. 막스 리히터 ‘사계’ 중 겨울 1악장, 바흐의 ‘마태 수난곡’ 등을 들려준다. 용재 오닐은 이번 무대에서 파가니니국제콩쿠르와 시벨리우스국제콩쿠르에서 우승한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와 카잘스국제첼로콩쿠르 한국인 최초 우승자 문태국, 프랑스 출신의 세계적인 반도네온 연주자 줄리앙 라브로, 디토체임버오케스트라와 호흡을 맞춘다.

올해의 마지막 날은 서울의 양대 클래식 공연장의 기획 공연이 열린다. 코로나19 이후 3년 만에 돌아온 예술의전당 제야음악회는 라흐마니노프의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변주곡’과 더불어 로시니의 ‘세비야의 이발사’, 드보르자크의 ‘루살카’ 등 유명 오페라 아리아 무대로 채워진다. 롯데콘서트홀 송년음악회는 클래식 음악에 춤을 접목해 청각과 시각을 동시에 자극하는 색다른 무대로 펼쳐진다. 최수열이 지휘하는 한경아르떼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함께 바이올리니스트 조진주, 와킹 댄서 립제이, 탭 댄서 오민수 등이 함께 무대에 오른다.

김수현 기자 ksoo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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